이상엽 개인전 《고요와 수행》
디지털로 점유되어 속도가 빨라진 현대사회에서, 이상엽의 회화는 오히려 가장 느린 속도로 질문을 던집니다.
작품을 분석하거나 해석하려 하기보다, 우리 각자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과 그 프레임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합니다. 머릿속으로 분석과 해석을 거치기 전, 우리의 마음이 먼저 순수하게 동요하고 감각하는 순간이 있습니다. 그는 그 찰나의 순간을 회화로 붙잡아 기록합니다.
자크 데리다의 사유처럼 의미는 항상 차연(Différence) 속에서 지연되지만, 이상엽 작가는 그 지연된 상태 자체를 기록함으로써 비어 있는 의미의 층위를 드러냅니다. 기술과 정보가 지배하는 오늘, 인간의 감각과 감정, 그리고 삶의 가치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지속될 수 있는지, 이 화면들 앞에서 잠시 머물러 주시기 바랍니다.

2026.06.11 - 06.23